[16] 북리뷰 :: 포지셔닝 해리요셉과 [미디어]의 돌


 
부자는 3대 가기 어렵다는 속담은 시장에서 마케팅을 하는 동안 늘 생각났던 속담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부를 지속한다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존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에서도 그랬지만, 이는 산업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더 여실히 나타났다. 스마트폰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아이폰이 탄생한 이래로, IT시장은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업체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양산하며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언론은 날마다 이들의 흥망성쇠를 조명하며 그들 역시도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어떤 기업은 사라지기도 한다. 어느 누구 하나 쉬는 자 없지만 누군가는 쉬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 속에서 포지셔닝은 기업의 분명한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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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포지셔닝은 마케팅 서적이라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서에 가깝다. 필자가 책을 통해 말하듯이 이 책은 광고를 중심으로 기업의 포지셔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는 광고에서 효과를 보이는 커뮤니케이션은 정치, 경제, 종교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가장 기업의 의도와 전략이 잘 노출되는 광고를 통해, 각 기업의 포지셔닝 전략을 살펴봤다. 이를 바탕으로 책의 끝부분에서는 금융기관, 종교기관은 물론이고 개인에게 있어서 포지셔닝 전략이 가지는 의의를 살펴볼 수 있었다.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봤다면 혹 실망할 수 있다. 이 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업의 새로운 생존전략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전에 없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한 창의적 제안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의 포지셔닝은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새로운 것이 아닌,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책의 절반을 할애하는 브랜드나 제품의 네이밍이 그렇고,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콘텐츠가 단순해야 한다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바이블에 가까운 것일 수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읽어 생각의 포지셔닝을 시도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음 몇 가지 내용을 통해 현재 내가 팔고 있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째, 포지셔닝에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인드에 진입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성공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차별화와 선점을 이야기 한다. 처음이 될 수 없다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제품은 1위의 리더십을 차지하기 위해 제품에 목을 맨다. 필자는 그런 시도가 우매하다고 이야기한다. 물에는 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물에는 불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zum.com 3위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소비자들은 의아해 했을 것이다. 새로 출발하는 기업이 의욕적으로 1위를 목표로 하지 않고 3위를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그러나 그것은 점유율 70%가 넘는 1위 기업에 대한 가장 지혜로울 수 있는 포지셔닝이었다. 이는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낮추고 점진적 성장을 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었다. 덕분에 오픈한 지 6개월 동안 많은 버그와 오류에서도 제품의 품질에 대한 언론보도나 공격적인 소비자 신고가 노출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둘째, 포지셔닝은 언어노름이다. 필자가 지면의 절반을 할애할 만큼 브랜드와 제품명의 선정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극단적인 예들을 끌어 쓴 부분이 있다. (마치 브랜드명을 잘못 선택한 순간 쇠퇴가 결정되었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에 포지셔닝 하는 것은 언어를 기반하고 있다. ESTNET이나 알넷과 같은 기존 기업-제품명에서 확장하지 않은 zum이라는 브랜드는 그래서 지혜로웠다. 빙 외에 다소 긴 기존 포털과 웹 서비스에 비해 zum은 의미로나 확장성으로나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마음에 걸렸던 지적은 바로 기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품을 통한 확장 가능성이었다. 알툴즈는 통합적 소프트웨어 그룹이지만 1위 제품과 브랜드를 기반으로 했기에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다.


  셋째, 소비자는 안정을 추구한다. 2위 기업이 더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도 1위를 극복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 마인드의 안정성 때문이다. 기존 1위 제품의 리포지셔닝이 없는 이상, 소비자는 1위 제품의 사용에서 안정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필자는 심지어 이러한 소비자 성향을 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 소비자와 대중은 마케팅에서 개념을 분리해 사용하며 일부 커뮤니케이션 학자는 대중에 대해 공격적인 혐오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PR이나 광고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대중을 타깃으로 삼기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중에 대한 이해는 각 기업에게 있어서 필수라고 할 수 있다.

Zum은 그런 의미에서 개방형 포털’로 포지셔닝했다. 이는 기존 포털들을 폐쇄형 포털로 리포지셔닝 시킨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개방형 검색 서비스를 만들었고 줌앱스토어를 통해 열린 생태계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순조로운 PV UV 상승은 이런 전략이 부분적으로 성공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는 이것이 온전한 성공이 되기 위해, ‘왜 개방해야 하는가를 자문해야 했다. 평범하고 단순한 사용자들에게 왜 폐쇄형 포털이 좋지 않고 개방형 포털이 좋은 지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1위에 대한 도전은 많은 난점을 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이 중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면 zum은 언젠가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그 이상의 혁신적 기술을 통한 놀라운 사용자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 지하철에서 난 사랑을 생각했다. 필자는 포지셔닝을 상품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것도 불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받았을 때 자라는 것보다 줄 때 성장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포지셔닝 역시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에 어떤 위치를 잡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마음에 온전히 자리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때 비로소 기업은 필자가 말하듯이 진정한 소비자 중심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어떤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든지, 어떤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개발했든지 상관없이 그것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 자신이 소비자가 되지 않으면 그래서 안 되는 것이다. 만들어서 잘될 제품이 아닌,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들라는 이야기 역시 상통하다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내 자신에게 묻고 싶다.

나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은, 아니 쓰고 싶은가?






[15] 실패한 영웅들, 어벤저스와 나가수2의 불편함 해리요셉과 [미디어]의 돌


  왜 우리는 영웅에게 환호할까요? 오늘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짜릿하잖아요?'
'이 시대가 영웅을 필요로 하는 것 아니겠어유?'
'영웅들을 보고 있으면 제가 영웅이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요'
 

  뭐 대충 이런 소리들이 들리는 것 같군요. ㅎㅎ 보상심리, 내적 욕구 표출 등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이런 답변들이 더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일지매'에 출연했던 장동건에 환장했던 게 생각나네요. 잘생기기도 했지만 탐관오리들을 혼내는 장면에서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끼곤 했죠. 대충 그런 짜릿함들, 감동들이 우리가 영웅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생각해 봅니다. 

<한편 구글에서 'hero'는 JYJ 영웅을 의미한다는 불편한 진실 (출처 : search.google.com)>


  이 시대에도 많은 영웅들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수많은 맨시리즈가 대표적인데요. 할리우드가 포착한 성공적인 내러티브였습니다. 이 내러티브는 수많은 어린이들을 TV 앞으로 이끌었고 이후 영화로 제작되어서 수많은 남성팬들을 스크린 앞으로 이끌었죠. (남자 영웅에 여성이 아닌 남성들이 환장한다는 것도 연구해볼 만한 대상임) 아마 이 '맨시리즈'의 총관객수를 모두 더한다면 어마어마한 수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십억이 될 수도!)

<으악 뭐가 이렇게 많아 (출처 : search.google.com)>


  그리고 또 다른 영웅들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노래하는 영웅들이 있는데요. 바로 '나는 가수다'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시즌 1에서 많은 분들이 임재범의 '여러분'에 눈물 흘렸고, 김범수의 '님과 함께'에 춤을 췄으며, 박정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 가슴 설레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나가수는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신드롬으로 2011년을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나는 꼼수다', '나는 일반인이다', 심지어 '나는 에로배우다(?)'까지 다양한 파생어를 양산했던 나가수는 이 시대 최고의 문화 아이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나가수가 지난 4월 29일로 시즌 2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많은 기대를 보았지만 생방송 3번째 무대가 끝난 시점에 시청률은 6.6%(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즌 1만큼의 이슈도 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이한데요.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생방송까지 감행했지만 누구도 탈락가수에 충격을 받지도 않고 1위 가수에 박수를 쳐주지 않고 있습니다. 

  '노래하는 영웅들'의 나는 가수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영웅들의 영화, '어벤저스'와 함께 생각해봤습니다. 
  

  첫째로 먼저 가장 큰 불편함은 '따로 노는 분위기'였습니다. 나가수는 본래 최고의 실력파 가수들이 무대뿐만 아니라 무대 뒤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며 경쟁해 나가는 모습이 강점인 프로그램입니다. 순서를 둘러싼 치열한 공잡기(?), 공연 후 깨알같은 자기자랑 등이 그렇죠. 나가수2는 이런 시즌 1과는 다르게 공연 전후로 가수의 대기실을 조명하며 개개인의 긴장감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가수들은 '참 잘해'와 같은 다소 식상한 멘트나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치는 어색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MC가 아닌 대부분의 가수들은 몇 초 사이 날카로운 촌평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수들이 어색해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프로그램에 어색하게 됩니다. 가수들도 따로 놀지만, 시청자들도 따로 놀게 되는 거죠.

<진정한 긍정의 아이콘으로 급부상>


  비슷한 맥락에서 영화 어벤저스에 등장하는 히어로들도 따로 놀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블랙위도우, 호크 아이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입니다. 그래서 이런 캐릭터들이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짜릿함이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각 인물들의 스토리는 어디 갔을까 궁금했던 건 저밖에 없었을까요? 캡틴 아메리카는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지만 냉동인간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만큼 격세지감을 느끼는 장면이 초반에 나오죠. 그러나 그런 내적 갈등은 금새 사라지고 다른 인물에 초점이 옮겨갑니다.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를 향한 마음이 뭔가 특별한 것 같은데요. 뭔가 두 사람 사이에 집중하려 하면 다시 초점이 옮겨집니다. 그렇게 어벤저스는 인물들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둘째로 느낀 불편함은 '커뮤니케이터'의 부재입니다. 다들 아시듯이 나가수2는 원래 MC가 이소라였습니다. 첫 방송 직전에 PD와 갈등을 겪고 하차해 버렸죠. 덕분에 김영희 PD는 이은미로 MC를 갑작스레 바꾸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각 가수마다 주목해야 할 점, 전 무대와 다음 무대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연계하는 진행 등은 이소라에게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장MC인 박명수였습니다. 사실 박명수의 진행력은 원래 뛰어난 편이 아니었습니다. 꽁트나 상황극에는 강하지만 출연자를 파악하고 적절한 리액션을 끌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박명수가 메인MC를 봤던 프로그램은 다 조기종영됐죠. 비타민, 뜨거운 형제들 등등) 그렇다 해도 이건 너무 아니었습니다. 

'(1등한 박상민에게) 왜 이렇게 그동안은 노래 안했어요?'
'(정엽에게) 마이크 4번은 돌려주세요. 2번 말고 4번은 돌려야 돼!'
'(탈락한 백두산에게 절하는 박상민에게) 오버하지 마세요!
'


  덕분에 중간중간 가수들의 불편한 얼굴이 눈에 띌 정도였습니다. 분명히 무한도전의 박명수는 무례하고 부족해도 즐거웠지만 나가수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생방송이라서가 아니라 이 무대가 '노래하는 영웅들'의 무대기 때문입니다. 나가수가 처음 시작할 때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와 진짜 이 가수들이 다?" "말도 안돼" 즉, 가수들의 경연에 대한 경외심(?)으로 시작했던 것이지 평가로 깎아내리려 시작한 콘텐츠가 아닌 겁니다. 따라서 박명수의 공격성은 유효하지 않음 셈이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적절한 배려, 조금의 예의와 함께 웃음을 끌어내는 MC, 어디 없나요?

<아 그는 진정한 불사신>
 
  어벤저스 역시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케이터가 없는 셈입니다. 사실 수많은 명배우들이 등장했던 '오션스' 시리즈는 리더로써 관계를 정리해주고 이어줬던 조지 클루니(요즘 제작자로 완전 잘 나가고 있음)가 있었거든요. 그 역할을 어벤저스에서는 쉴드의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해줘야 했습니다. 그러나 사무엘 L. 잭슨이라는 명배우도 어벤저스의 어수선함을 이기기는 힘들었던 것일까요? 카드 피칠하기(?) 외에는 특별히 한 일 없는 닉 퓨리는 그렇게 기억 속으로 잊혀졌습니다. 동시에 스토리도 안드로메다로 가고 말았습니다. (실제로도 외계인 침략을 다루고 있음)  

  셋째로 느낀 불편함은 '프레임'입니다. 저는 어벤저스를 3D로 봤는데, 2시간 상영 시간 중에서 3D로 봐야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장면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뭔가 가속도를 느낄 수 있거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적었던 점이 그랬습니다. 오히려 포커스가 맞지 않는 듯한 장면들 때문에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낮았습니다. 촬영기법과 맞지 않는 프레임은 예산을 얼마를 썼던 간에 불편함을 준다는 것을 덕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만 카드, 생방송>

  나가수2는 시즌 2를 맞이하면서 생방송으로 프레임을 전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신 음질이나 무대의 질은 사실 안방 시청자인 저로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생방송으로 프레임을 전환했을 때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콘텐츠들의 부재는 내내 아쉬웠습니다. 생방송의 경우 가수들의 무대 사이, 문자투표 집계 등에서 적지 않은 준비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마추어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의 합동무대나 인터뷰 등으로 이를 대체하고는 했습니다. 나가수2에서 현재 그 시간에 내보내고 있는 무대 다시보기, 현장평가단 인터뷰, 대기실 현장스케치 등은 그런 의미에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화면이기에 식상한 측면이 있습니다. 차라리 이 타임에 출연자들의 심층 인터뷰나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를 내보낸다면 생방송으로 전환하며 누락된 가수들의 스토리 라인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나가수 2는 생방송을 포기하고 녹화방송 중심으로 선회하고 말았습니다. 본 글은 그 전에 쓴 글인데 그냥 아까워서 올립니다. ㅋㅋ 나가수의 건승을 빕니다. =)




[14]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일촌이었다' 소셜네트워크개론 해리요셉과 비밀의 [웹]



* 본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과 생각이므로 zum.com
또는 이스트소프트의 공식적인 입장과 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오해하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오랜만에 쓰는 블로그네요. 게으름과 바쁨을 핑계로 거의 3달만에 쓰는 블로그다 보니 은근히 떨리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내용이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손을 댑니다. 앞으로는 1달에 하나의 article은 쓰자는 다짐을 해봅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새해 결심처럼 반복되는 결심들 : 이제 새해에 뭘 결심했는지 생각도 안남. -_->

 영화 건축학개론이 지난 5월 18일 전국 관객 400만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역대 멜로로는 단연 1위라고 하네요. (이전 기록은 2006년 개봉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313만명) 한국에서는 멜로가 되지 않는다는 통념을 거스른 2012년 최고의 흥행작이기도 합니다. 맞붙은 영화들이 어벤저스라는 블록버스터부터 시작해서 간기남, 은교 등 노출을 동반한(?) 영화들이었음을 생각할 때 이 성적이 가지는 의미는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영화관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첫사랑 때문은 아니고..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때문이었어요. 사실 이 영화가 91, 92학번의 시간을 기준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이제 전람회와 김동률의 노래도 역사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감개무량 했습니다.
<자기 자신이 기억의 습작이 되면 안돼요 동률님>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그래서 바로 '공감'입니다. 그 이유는 영화를 안 보신 분은 한번 보시길 바래요. 그리고 안 보신 분도 이 블로그 내용을 보기 전에, 영화의 핵심 PR이었던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한번쯤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절대 동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첫사랑이었던' 분보다 '첫사랑이 있었다'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OTL) 인류 모두에게 '첫사랑'은 있기 마련이고 대부분은 이뤄지지 않았기에 누구나 첫사랑에 대해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런 감정적 공감에서 출발했고 그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강의실에서의 첫 만남, 좋아하는 음악 같이 듣기, 그녀가 그린 미래에 살고 싶은 집 등등..
<악! 그 짐승 같은 입술을 당장 떼지 못할까!> (출처 : 건축학개론 영화 중)

  이런 장치, 어디서 경험하거나 본 거 같지 않으세요? 어떤 사람을 알아갈 때 그 사람의 글과 생각, 요즘 읽고 있는 책, 좋아하는 음악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 알아보지는 않으셨나요? 만약 'Yes'라고 대답하시고 당신이 대한민국에 사는 40대 미만의 나이를 갖고 계시다면, '당신은 누군가의 일촌이셨습니다'. (마치 you activated my trap card라고 말하는 거 같네요. -_-;)
<추억의 개그 개그 개그...>
  그렇습니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한국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싸이월드. 이전의 블로그, 뛰어난 html 스킬을 가지고 있던 마법사들만 가지고 있던 홈페이지 대신 싸이월드는 나만의 공간이자 친구와 소식을 공유하는 '미니홈피'로 한국 웹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생일선물 대신 도토리 선물, 한번 쯤 다 해보셨지요? ^^ 저의 경우도 대학 와서 처음 싸이월드를 접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경험들이 떠오르는데요.

  1) 모든 학교 모임, 프리젠테이션 조모임, 스터디 모임은 싸이월드에서 했습니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비밀의 장도 싸이월드에 열었던 기억이 나네요. 가입한 클럽만 수십 개..그러다 보니 잘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있어 보이려고 가입한 클럽들'도 다수 있었습니다. (수유너머, 좌변기 등 때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사변적인 담론들이 오가는 장들도 그냥 가입만..)

  2) 모든 뒷조사는 싸이를 바탕으로 했습니다.-_-; 어떤 경로를 사람을 처음 알게 되면 집에 가서 싸이부터 했지요. 그 사람의 성향, 기호, 생각들을 알고 나면 그 다음에는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 하기 훨씬 쉬웠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낯가림이 있는 사람들에게 커뮤니케이션 method로 싸이월드는 참 효율적이었습니다. (물론..그 안에는 '멀리 지켜만 보는 사람'의 근황 파악도 해당되겠죠? 싸이월드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함!)


  그런데 싸이월드를 지금도 쓰시나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10대라면 '그렇다'고 하시겠지만 20대 이상이라면 그렇지 않으실 겁니다. 실제로 코리안클릭 2012년 4월에 의하면 싸이월드의 순방문자는 1,735만 정도로 5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3월에 2,150만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하락폭이 크고 작년 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죠. ("싸이월드 어쩌나…페이지뷰 4분의 1로 폭락" http://news.zum.com/articles/2257199) 한 때 '싸이중독'이라는 신조어를 양산하며 대단한 PV와 UV를 자랑하던 싸이월드,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 답을 영화 '건축학개론'과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승민이처럼 날이갈수록 복잡해졌습니다. 건축학개론의 남자주인공인 승민은 원래 짝사랑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았죠. 심지어 상대방이 자신과 친한 선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짝사랑을 멈추지 못합니다. 원래 그렇게 사랑은 심플했을 때 가장 강력합니다. 그러나 기차여행 가서 뽀뽀 한번 하고 났더니 마음만큼이나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감정이 복잡해졌죠. 때문에 서연이 술을 먹고 남자 선배의 부축으로 집에 들어갔을 때,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절망한 거죠. 마음이 너무 복잡해진 겁니다.
<영화에서 제일 압권인 장면 "꺼져줄래?">

  싸이월드는 어떨까요? 싸이월드의 핵심은 '개인화된 공간'과 '일촌'이었습니다. 도토리로 구성할 수 있었던 스킨, 음악 등은 수익성에 있어서도 강점이었습니다. 일촌평은 쉬운 네트워킹이 가능했던 효과적인 도구였죠. 그러나 거기에 '스티커'나 '폰트' 등 수익성을 위한 추가적인 상품들이 들어가면서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UI가 지저분 해지기 시작한 거죠. 특히 소셜 네트워크 초기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유명인들의 미니홈피는 팬들의 낙서장이 되었습니다. 이를 파악한 싸이월드에서 뒤늦게 댓글, 스티커 등을 옵션으로 둘 수 있게 했지만 그 때는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그렇게 개인화된 공간이 황폐해지고 자연스레 일촌들의 발걸음이 떠나면서 싸이월드는 핵심적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우유를 마시며 곰인형을 생각한 아이의 다이어리>
 
  둘째, '여전히 강북 사는 승민이' 같은 면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정릉이라는 공간은 멀리서만 바라보던 서연을 승민 옆에 위치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둘은 정릉에서 개포동 가는 버스를 함께 타고 가서 과제를 하고, 정릉에 있는 주인 없는 집에서 추억을 쌓으며 빠르게 가까워 집니다. 그러나 서연이 강남으로 이사를 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전히 강북을 사는 승민은 예전 서연과 가지고 있던 공감대를 상실했고 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합니다.(물론 영화에서 이것은 승민이 가지고 있던 일종의 자격지심이었죠)

   싸이월드도 한동안 강북에 살았습니다. (오해금지! 이하에서 강북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영화 속 승민의 자격지심과 궤를 같이 합니다) 2010년 3월 모바일 어플을 출시했지만 이것은 이미 시장에서의 불만이 터져나온 지 한참이 지난 후였습니다. 이것은 정말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캐즘이론으로 생각한다면 싸이월드의 성공요인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신제품과 완전완비제품으로 결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찍은 사진파일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했던 소비자 니즈에서 성장했는데 싸이월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의 활용도가 점차 떨어지던 때에도 싸이월드는 2008년 핸드폰을 이용한 사진, 동영상 공유기능을 제공했지만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즉, 제품이 아니라 기업과 브랜드가 캐즘에 빠져 있었던 거죠. (글로벌 공략 실패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강남으로 가버린 소비자를 멀리서 바라보던 싸이월드는 점점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제 첫 디지털 카메라 canon A60. 초반 싸이 히트수에 도움을 많이 줬음>

  셋째, 승민이처럼 첫사랑은 실패한다 생각했고 그 생각에 매여 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후 첫사랑 서연과 조우한 승민은 제주도에 서연의 집을 짓게 됩니다. 쿨한 척 했지만 서연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갖고 있었죠. 그리고 숨겨진 진실(여기서부터 스포임!), 서연 역시 승민을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승민은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다는 것을 느꼈던 것일까요? 서연과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지만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입맞춤은 '뜨거운 안녕'이 되었죠. 여전한 사랑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결론이 되었을까요? 제 생각이지만 '모든 첫사랑은 실패한다'는 전제를 깨고 싶지 않았던 감독의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어쩌면 승민 역시 무의식 중에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전제를 깔고-
 
  싸이월드 역시 뭔가 여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국내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던 2011년 10월, 싸이월드는 '글로벌 공략'을 선언합니다. ("원조 SNS, `글로벌 싸이월드`로 세계 시장 공략" http://www.etnews.com/news/contents/public/2519349_2572.html) 작금 싸이월드의 어려움이 글로벌 공략에 성공하지 못해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2년에는 글로벌 앱을 출시하며 이런 전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첫사랑에 대한 관념에 매인 승민이처럼 싸이월드는 과거에 하지 못한 글로벌 공략에 매여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싸이월드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위해 세분시장을 더욱 세분화하고 거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존 20대 여성이라는 핵심고객의 이탈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공략은 효과적인 전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차라리 UV 구성에서 여전히 10대가 두드러지는 것을 활용, 10대의 활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포지셔닝 전략을 시도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결정은 내려졌고, 출시된 글로벌 앱은 별 피드백이 없으며,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네이트의 검색점유율 또한 구글에게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점은 '누군가의 일촌이었던' 저로서도 매우 아쉬운 점입니다. 국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당당히 성장하길 바랬는데. 이제 그저 싸이월드 역시 소비자에게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을까요? 아니면 건축학개론과는 다르게 반전을 이루며 다시 소비자의 곁으로 돌아올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


  

[13] 영화 아티스트가 소셜 네트워크 마케터에게 주는 교훈 해리요셉과 비밀의 [웹]



  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27일 끝났습니다. 디파티드 등으로 잘 알려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휴고'와 21세기 첫 무성흑백영화인 '아티스트'의 접전이 예상됐었는데요. 결과는 '휴고'가 촬영, 미술, 시각효과, 음향, 음향편집 등 5개 부문 수상을 했고, '아티스트'가 최우수작품, 감독, 남우주연, 음악, 의상상의 5개 부문 수상을 함으로써 동점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최우수작품, 남우주연, 감독상 등 주요 부문 수상을 '아티스트'가 했기 때문에 사실상 승자는 확실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두 작품 다 1920-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영화', '복고와 향수' 등의 키워드를 낳기도 했습니다.

 
  저도 아티스트를 CGV에서 봤습니다. 상암 CGV에서는 '무비꼴라쥬'라는 상영관을 운영하면서 이런 작품들을 자주 상영하는데요.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기 전인 지난 19일에도 역시나 상영을 해서 아주 즐겁게 봤습니다. 끝나고 나서 전국 100개 관으로 확대가 되었다는데 가까운 곳에 상영관이 있는지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아티스트를 보며 제가 느낀 키워드는 '결여(absence)'였습니다. 결여는 사전적으로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빠져서 없거나 모자람'이라는 뜻인데요. 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가 '무성흑백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저나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가 유성컬러영화를 보고 자라난 세대일 것입니다. 무성영화는 아예 보지도 못했고 흑백영화는 가끔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에서나 보는 것이 다였죠. 물론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찾아서도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세상을 흑과 백으로 보는 일이 우리에게 익숙한 일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하물며 소리가 나지 않는 영화라니요- 4 way 서라운드 시스템이라는 웅장한 사운드가 없이는 4D 영화도 불가능 했던 바, 이 영화는 여러가지가 시대와 결여된 채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가 가진 강한 몰입도는 바로 이 '결여'에서 비롯된 '상상'입니다. 모든 감각을 다 채우지 않고 비워줬을 때 관객은 비로소 주체적으로 콘텐츠와 소통합니다. 금붕어처럼 뻐끔거린다고 비난을 듣던 무성영화 배우들은 관객의 머리 속에서 각기 다양한 목소리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 목소리는 하나도 같지 않고 그 내용도 각자 다 다를 것입니다. 물론 내용이 자막을 통해서 정확하게 전달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면은 흐름 속에서 관객도 스토리텔러로 내용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오늘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마케팅 및 PR을 기획하는 이들에게 명확한 교훈을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또 하나의 채널이 되서는 안됩니다. 또한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정보 혹은 광고를 전달해주는 것이 이 채널의 주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오늘날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이나 PR은 3D, 4D 영화와 같습니다. 빽빽한 정보와 광고 및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오감과 24시간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셜 네트워크를 그저 기존 채널의 연장선 혹은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군인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효과적 채널 정도로만 여기기 쉽습니다. 이것은 아래와 같은 점을 놓치는 것입니다.

  첫째, 또 하나의 채널로만 생각한다면 소비자에게 지루할 수 있습니다. TV, 라디오, 신문 등의 올드미디어를 비롯해 웹, 소셜 네트워크, 디지털 사이니지, 무선망 등 다양한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LG U+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오픈하는 대신 광고시청을 의무화 시켰죠
) 그리고 소비자의 24시간과 오감을 노리고 접근하는 각 기업의 타겟팅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합니다. 흔히 사용되는 IMC라는 용어가 말해주듯이 최근 기업들은 사용자 경험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소비자는 '별 다를 것이 없는 정보'를 또 다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얻게 됩니다. 차별성 없는 정보는 지루할 뿐이지요. 그래서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무시하게 됩니다. 정치 이슈에 대한 트위터 유저의 멘션 분석 결과 RT와 같은 공유보다는 그냥 '수다'에 가까운 멘션이 70%였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둘째, 가장 적합한 정보나 광고는 때로는 소비자를 폐쇄적으로(혹은 적대적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구글이 한국에서 가장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건입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제작과정이나 최근 쿠키게이트처럼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는 미처 허락하지 않은 정보를 필요로 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는 반발하고 정보 공개를 거부하게 됩니다. 물론 당장에는 검색을 해야 하는데 가장 잘 만들어진 구글을 안 쓸 수는 없겠죠. 다만 장기적으로 구글보다 조금 못한 검색 서비스가 나왔을 때는 미운 구글 대신 다른 서비스를 이로 인해 쓰게 될 것입니다. 타 IT업계도 이런 흐름에 동승하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나 위키리크스에서 개발 중인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들은 개방적인 페이스북과 정보제한에 대한 자신을 숨기고픈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한 케이스였습니다.

  어느 보안기업의 트위터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2개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1개의 페이스북 FP를 가지고 있었지만 트위터는 보안상식, 페이스북은 블로그의 내용을 링크만 걸 뿐이었죠. 그 안에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궁금하게 할 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맥도날드의 프로모티드 트윗을 이용한 캠페인의 실패는 정밀한 타겟팅을 위해 키워드 광고 형식을 빌렸지만 의도치 않은 역풍을 맞은 케이스(
http://www.bloter.net/archives/93326)였습니다. 폐쇄적인 이야기가 공개적이 되었을 때 기업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알 수 있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답은 감각 하나라도 더 만족시키기 위한 3D와 4D 영화가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아티스트'가 가지는 의미인 '결여(absence)'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소비자에게 한번이라도 더 전달하기 위해서 애를 쓸 때, 소비자로 하여금 한번이라도 상상하게 한다면. 소셜 네트워크 마케터가 '진정한 아티스트'가 될 수 있겠죠. =)




[12]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해리요셉과 아즈카반의 [가치]


  [2]012년 새해가 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 여태껏 게으름으로 글을 쓰지 않다가 잠시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사이에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해리요셉과 아즈카반의 가치'라는 폴더는 만들어 두고 글을 쓰지 않아서 여기는 어떤 글을 쓰려는 지 알리고 싶었거든요. 사실 이 폴더에 들어갈 글들은 조금은 추상적인, 개인적인, 이상적인 글들 입니다. 20대 후반에 그리는 꿈과 같다고 할까요? ^^

  이전에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 'VSP'라는 것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단순 행사에서 개념을 확장해 'Value Sharing Project'로 만들자는 당시 사장님의 마음이 담긴 개념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방송사에서 쓰지 않는 개념이어서 아쉽지만 그 개념이 제게 가르쳐준 바가 참 크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VSP를 모델화 하기 위해서 정책 초안을 만들면서 전 제 삶과의 연관성을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어릴 때 비전이라고 삼았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이 결국 무엇을 가리키는 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흔히 그런 개념을 '가치를 공유한다'라고 한다는 단순한 지각도 얻을 수 있었죠. 그리고 그러한 일은 마음에 품는 것으로 되지 않고 건물을 올리는 설계(designing)처럼 치밀한 기획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이 때 처음하게 되었습니다. 

  [가]치는 아직 사회에서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입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lity)가 한동안 사회에서 대두되면서 기업마다 가치경영을 표방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요원한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CSR 마케팅이 경영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수치적으로 표기하기 어려운 까닭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치경영, CSR 마케팅은 그래서 명분 혹은 세금과 관련한 공제혜택 정도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실무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회적 기업도 한 때 트렌드를 타고 다발적으로 일어났으나 실제 소비자 가격이 타 제품에 비해 높거나 품질이 낮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그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있습니다만 커피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되어 있어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이 쉽지 않은 시장환경이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긍정하실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최근 Harvard Business Review에 Potter 교수와 Kramer 교수가 함께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으로 article을 하나 실었습니다. 저는 이 개념을 작년 12월에 열린 동아 지식포럼 기사(<동아일보> "한국기업 동반성장 갈길 멀어...CSR서 CSV로 진화해야")에서 접하고 pdf 원문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차후 기회가 되면 더 자세한 내용을 다루겠지만, CSR의 한계에 대한 인식 및 개선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전 참 좋았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CSR 마케팅이나 사회적 기업, 정부가 기업에 지우는 공적 책임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민들이 녹아 있습니다. 브랜드와 관련해 각 기업의 CS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봅니다.


  [그]리고 저 개인에게는 CSV가 제 삶을 이어주는 슬기로운 줄이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추곡 이야기 디렉터, 나라로 들어가다 편집장 등 돈 안되는 일만 골라서 했고 회사에서도 뭔가 가치를 위해서 때론 에로배우(?)도 불사했었는데, CSV는 그런 가치지향적인 인간이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빠른 접근은 브랜드 마케터가 되어 소비자와 공유하는 가치를 통해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소극적 구매집단(특정 브랜드만 구매하는 집단)'을 만들 수 있겠죠. 물론 제품 마케팅에서도 이 개념은 공유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미디어에서도 가능한데, 이 경우 콘텐츠보다는 편성전략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SBS가 최근 100개 학교를 5년간 아프리카에 짓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경영전략의 측면보다는 차후 콘텐츠 제작과 연계해서 생각했을 때 편성전략에 더 맞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어쨌거나 각 분야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 다양하게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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